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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하루는 앉을 틈 없이 빽빽하기만 해
나는 내 발끝만 하염없이 보고 서있네
난 잘 하고 있었나요 그런 적도 있었던가요
그래서 모르는가요
걷는 법도 잊어버렸죠
마이애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CSI: 마이애미. 어릴적 Xtm 이랑 Super action 채널에 오랫동안 노출되어 뇌 구조가 이상하게 뒤틀린 본인은 마이애미하면 호레이쇼 반장님이 정장, 선글라스, 권총 들고 범인 제압하는 그림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이 마이애미에 가게된 계기는 다음과 같다.
본래 나를 스폰서해줘야하는 회사에서 내 전공과 매칭되지 않는 곳에 나를 배치했다. 나는 당연히 그곳에서 일 할 수가 없었다. 며칠을 심사숙고 했지만, 관광업에서 육 개월 동안 일하는 것보다 더 나은 일들이 너무 많을 것 같았다. 그래서 스폰서에다 새로운 회사에 매칭시켜달라는 요구를 했고, 그들은 흔쾌히 내 부탁을 들어줬다. 다만 새로운 기업을 찾는 일은 꽤나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다. 무기한 대기.
워싱턴 D.C.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세 명과 함께 월세를 나눠서 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를 제외한 다른 두 룸메이트들은 이미 잡 오퍼를 받았기 때문에 나와 함께 지낼 수가 없었다.
결국 홀로 집을 구해야했다. 워싱턴의 집값은 적어도 $900부터 시작. 원화로 하면 1,200,000원 쯤 될 거다. 말도 안 돼. 소득도 없이 그 돈을 낼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이전에 룸메이트의 소개로 인연이 생겼던 친구의 집에 묵기로 결정했다. 물론 이전에 에어비앤비에서 지낼 수 있는만큼 지내고 나서 친구의 집에 가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가성비 마이애미 생활은 시작됐다.
디시에서 친구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마이애미로 떠났다. 마이애미는 정말 따뜻한 동남아 기후 같았다. 좋았어. 동남아를 좋아하는 나로는 반가운 기후였다.
에어비앤비 생활은 즐거웠다. 낮에는 머슬비치에 가서 쇠질을 하고 해변을 끼고 7km ~ 10km 정도 뛰어다녔으며 밤에는 드라마를 보거나 맥주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파이어족의 은퇴 생활이 이런 게 아닐까. 너무 좋았다. 아무런 걱정 없이 쇠질이 끝나면 바다로 뛰어들었다. 마이애미의 햇살은 언제나 눈부셨다.
웃통 벗고 운동하는 게 상당히 보편화 된 이곳은 내 마음에 쏙 들었다.
불안
즐겁게 놀기만 했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직장도 집도 없이 떠도는 신세. 언제 달러가 바닥날지 몰랐기 때문에 마음 놓고 놀기도 힘들었다. 그래서 더 열심히 다른 것에 집중했다. 운동과 달리기에. 다음날 무릎이 욱씬거릴 정도로 강도 높은 인터벌 달리기를 했다. 레스토랑에서 $60짜리 식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사람들을 보면 만감이 교차했다. 집과 잡이 있는 그들의 심정이 궁금했다.
불안함이 크면 클 수록 나는 그 불안은 떨쳐내려 하루를 뜨겁게 살아보려 했다.
에어비앤비 끝! 친구네 집에서 신세지기 시작.
하루 $10로 재워준 고마운 친구. 집도 고급 콘도라서 엄청 좋았다.
고급 콘도에서 산다는 것은...
운이 좋게 고급 콘도에서 지낼 수 있게 됐다.
물론 에어매트리스에서 잤지만.
잠자리는 기가막혔다. 베개도 있었다. 그거면 충분해.
해가 뜨면 해먹고 싶은 소고기와 닭가슴살을 마음껏 해먹고, 해머스트랭스 머신으로 도배되어 있는 근처 헬스장에서 원하는 만큼 운동을 하고, 심지어 유산소까지. 그러고 간단히 샤워를 하고 콘도 안에 있는 수영장에서 또 수영을 하고. 집에 와서 영화보며 쉬고. 밤이 되면 자쿠지에 가서 몸을 지지고. 석양을 보고. 도란도란 모여서 맥주도 마시고. 취하고 노래 듣고. 감상에 빠지고. 그런 나날들. 할 일 없지만 할 일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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