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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처음 카메라를 사는 당신에게 쓰는 글 (2)

A: 무게와 크기가 
중요해
B: 외관이 중요해 
(힙스터 st)
C: 눈에 띄지 않아야 해 D: 적당한 가격과 적당한 성능. 
알아서 골라주세요
E: 다 필요 없다. 성능으로 승부 본다. F: 난 돈이 많아. 진짜로.
1. 하루 종일 매고 다닐 수 있어야 해 1. 레트로 감성이 좋아 1. 사람들의 주의를 끌고 싶지 않아 1. 중고도 괜찮아 1. 원래 사진기는 크고 아름다워야지 1. 악세서리 용
2. 가방에 던져 다닐 수 있어야 해 2. 전문가 느낌이 나야 해 2. 누군가 알아보지 않는 카메라가 좋아 2. 그래도 신품 살래 2. 그래도 사람이 들고 다닐 수는 있어야 해 2. 고성능

 

 

바로 C항목으로 가자

 

 

 

아으 맛좋은 콘-소메맛 팹 corn

 

 

C 눈에 띄지 않는 카메라

 

오 카메라 멋지네요? 얼마예요? 오 이거 DSLR 아녜요? 사진 잘 나오겠네요? 작가 양반 우리 좀 찍어줘요~

 

짐 덩어리 카메라를 들고 다니다 보면 모르는 사람에게 듣는 말들이다. 이런 낯선 이의 관심이 불편하게 느껴진 순간은 없었지만, 누구에게는 이런 무분별한 관심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않으며 휴대폰 카메라보다 높은 퀄리티의 사진을 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준비한 카메라들이다. 

 

 

 

리코 GR 시리즈. 

 

 

'콤팩트'와 '고성능'이 두 단어가 합쳐 하나의 카메라로 만들어지면 그건 아마 리콘 GR이 아닐까? 군더더기 없는 기능과 디자인이다. 이 작고 세련된 GR카메라의 센서 포맷은 무려 APS-C. 통상적으로 Point and Shoot 카메라들이 APS-C보다 작은 마이크로 4/3 센서를 달고 출시되는 것을 생각하면, 충격적인 스펙이다. 

 

 

 

좌측 세번째에 있는 APS-C사이즈와 그 옆의 마이크로 4/3

 

 

이 카메라의 크기는 117x61x34.7mm 이고, 무게는 배터리를 포함하여 245g이다. 와닿지 않는다고? 아이폰 13 pro max의 크기가 160.8 x78.1x7.65mm, 무게는 240g이다. 

 

 

 

  사이즈 무게
리코 GR 117x61x34.7mm 245g
아이폰 13 Pro max 161 x78x7.7mm 240g

 

 

청바지 앞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APS-C센서 크기 카메라는... 대단하다. 일찍이 이 카메라의 잠재력을 알아본 케이채와 같은 스트릿 작가들은 데일리 혹은 서브 카메라로 리코 GR을 애용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리코 GR의 강점은, 크기도 무게도 성능도 아니다. 리코 GR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다. 당장 다나와에 리코 GR3의 최저가를 검색하면 신품가 1백 8만원이라는, APS-C카메라 치고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을 보인다. 중고가는 gr3 (2019년 3월 출시) 기준 80~90만 원대에 형성되었다. 본인의 통장 잔고 사정에 맞춰 리코 GR2 등 최신작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이전 모델들도 충분히 영입할만하다. GR2 (2015년 6월 발표)는 중고가 35~50만 원에 형성되어, 꽤 부담 없는 가격으로 괜찮은 데일리 카메라를 얻을 수 있다. 

 

단점이라면 광학식 뷰파인더의 부재와 비교적 적은 배터리 용량.

 

크고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카메라가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니다. 실제로 나는 아주 미천한 사진 실력을 가졌음에도 사람들은 큰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 사진을 잘 찍는줄 안다... 

 

아 돈 많으면 리코고 나발이고 그냥 라이카 Q2사면 된다. 신품가 7백9십만 원. Q2 가격에 3백만 원 더 얹으면 모닝을 살 수 있다.

 

 

아 형님 누님 카메라 사고 남은 돈으로 저 밥도 좀 사주세요

 

 

 

마지막으로 아무도 나의 소듕한 카메라를 알아보지 않았으면 하는, 그런 힙스터 감성을 가진 당신을 위한 카메라. 

 

 

이런 못된 힙스터 심보를 봤나(웃음).

 

 

나도 처음 알았다. 카시오가 카메라도 만드는지.

 

그래 그런 못된 힙스터 감성은 최신 기술로 중무장한 CASIO 카메라로 좀 나야한다. 왜 좋은 거 혼자 쓰려고 하는가?

욕심쟁이인가? 카시오 EX-FH20의 초당 40 연사로 혼나야 정신 차릴 텐가? 

 

 

 

정말 힙스터는 이해할 수 없다

 

 

D 알아서 골라줘 - 중고

 

알아서 골라달라...좋다

 

근데 왜 반말이지? 

 

영남대학교 앞 지나다니지 마세요

 

하나만 추천한다면... 중고 니콘 D750 (2014년 9월 출시)을 추천한다. 다들 미러리스로 넘어가는 추세라 렌즈 값도 많이 떨어졌고. 괜찮다. 풀프레임 DSLR의 크기와 무게가 부담이 아니라면.

 

중고가는 60-80 만 원 사이에 형성됐다. 

 

더 저렴하고 작은 카메라를 원한다면 

 

중고 소니 A6300 (2016년 2월 발표)을 추천한다. 중고가는 40-50만 원에 형성됐다. 센서는 APS-C. 고성능 미러리스 카메라다. 

 

렌즈 구매 비용도 생각해야 하니 D750을 고르든 A6300을 선택하든 중고가에 렌즈 구매금 30만 원 정도는 더 생각해야 한다. 

 

두 카메라 모두 못 찍을 사진 없는 우수한 성능의 카메라다. 통장 상황에 맞춰 잘 구매하면 좋을 것 같다. 

 

D 알아서 골라주세요 - 신품

쓸만한 카메라의 신품은 대부분 100 만원을 넘는다. 카메라 신품 구매를 웬만해서 반대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우리나라 카메라 중고 시장은 혜자 그 자체다. 

사진기를 6개월 신생아 다루듯 몇 장 찍지도 않고 금방 질려 구매 3개월 차에 중고시장에 신품가에서 15% 이상 빠진 가격으로 올려주는 고마운 선생님들이 너무 많다.

 

쉽게 말해 사진을 안 찍는 사람들이 카메라를 엄청 많이 사주고, 구매한 좋은 매물을 좋은 가격에 많이 올려준다. 감사합니다.

 

2. 두 번째 이유는 없다. 

 


 

신품 카메라는 위에 언급된 GR3나 후지필름 X-E4정도를 추천한다. 신품가 100만 원 정도 한다. 둘 다 입문기로 좋은 카메라라고 생각한다. 

 

이하 번외:

필자의 첫 카메라는 2014년쯤 구매한 중고 니콘 FM-10이었다. 중고로 정확히 5만 원 줬다. 당시는 필름 붐이 일기 전이라서 좋은 가격의 필름 카메라가 많았다. 지금에서야 일종의 유행이 되어버린 레트로 사진기들이 중고가를 멱살 잡고 끌어올리고 있지만, 당시의 중고 시장은 천국 그 자체였다. 개인 매물 기준, 라이카 M6의 중고 가격이 120만 원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첫 입문을 필름으로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만, 거품이 잔뜩 껴버린 요즘 필름 카메라 가격을 보면 혀를 끌끌 차게 된다. (GD가 콘탁스 T3를 찍기 시작한 이후... 모든 게 변했어...)

 

E와 F항목은 3편에서 마무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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