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 M6와 35mm를 들고 아프리카 난민 캠프를 찍는 기자의 모습, FM2와 105mm, 28mm를 들고 중동을 돌아다니며 Kodak 400tx로 역사를 담아낸 기자의 모습. 그런 모습들은 중고등학생 시절 설렘을 줬다. 장비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세상의 눈길이 가지 않는, 누군가 기록하고 알리지 않으면 잊히는, 사건 사고 현장의 중심에 서서, 기록하고 역사를 쓰는 사람들이 멋져 보였다.
다양한 사진 종류들 중에서도 단연 보도사진(Journalistic Photography)이 가장 좋았다. 브렌트 스터튼(Brent Stirton)이나 린지 아다리오(Lynsey Addario)처럼 역사가 기억할 기념비적인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기에, 삶의 터전에서 일어난 작은 사건 사고들을 기록하는데에 집중했다. 하지만 큰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싶을 때도 많았다. 2019년 이집트 분쟁 사건, 2019년 여름 홍콩에서 일어난 인도 금지 법안 반대 시위, 뉴스 속 자료화면을 볼 때마다 카메라를 들고 현장을 뛰어다니며 역사를 남기는 상상을 했다.
'시위대 주최측의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는 기자증이 필요할까?'
'사전에 그들과 접촉할 수 있을까?'
'경찰에게 안 맞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최루탄이 날아다니는 상황에서 어떤 사진을 찍을 수 있지?'
'방독면 없이 뷰파인더는 들여다볼 수 있나?'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언젠가, 멀지 않은 미래에, 취미가 됐든 본업이 됐든, 세계를 돌며 역사 기록에 기여하는,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될 거다!
가슴 뛰게 하는 일이기에, 이 순간 글을 쓰면서도 마음이 간지럽도록 흥분되기에, 그런 일을 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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