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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베트남 종주기] 어지럽게 스무살 어렵게 스무살 part. 5 - 무이네, 나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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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베트남 종주기] 어지럽게 스무살 어렵게 스무살 part.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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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NaFd8ucHLuo

GAYLE - abcdefu / 노래 들으며 읽어 달라~

넷째 날 - 무이네, 베트남 중부 해안 어촌마을 

2018년 8월 18일 현지시간 오전 10시 34분

 

비가 무섭게 내렸다. 처음 맞아보는 동남아의 몬순. 남서에서 올라온 무서운 날씨. 바람이 휭휭 불었다.

 

바람으로 인해 처마 안으로 비바람이 들어왔다. 쪼리를 신을 시간. It's Jjori time.

 

하늘에 구멍이라도 났나 싶던 날씨는 어느새 가라앉았다. 하지만 배수로가 막혔는지 도로의 물은 빠지지 않았다. 

 

베트남에서 자동차 소유하기는 한국에서 고급 중형차 몰기보다 힘들다. 베트남의 자동차세는 상상을 초월한다. 구형 마티즈를 구매하기 위해 각종 보험료를 합쳐 1,200 만원이 든다고 하니.

볼보 같은 고급 SUV차량은 우리나라에서 구매하는 가격의 1.5배 정도를 지불했다고 보면 된다.

 

공짜 샤워 개꿀.

 

다시 만난 친구.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인스타그램 친구 하고 가끔 불어 공부하다 궁금한 거 있으면 연락했다.

Sihn tourist 사의 버스를 탔던 것으로 기억한다. Sleeping bus라서 버스에서 두 다리 쭉 뻗고 누워서 탑승할 수 있다. 한국의 고급 고속버스와 다르게 처음부터 시트가 뒤로 완전히 눕혀져 있다. 혹여 카메라를 누가 채 갈까 봐 두 손에 사진 장비를 꼭 쥐고 골아떨어졌다.

행선지는, 무이네에서 나짱(Nah Trang). 나짱은 한국의 부산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버스 창 밖

 

내부 풍경

 

2층 구조로 되어있다. 안전벨트가 의미가 있나 싶은 좌석 구조.

 

안녕! 무이네. 좋은 친구 둘이나 소개시켜줘서 고맙다.

 

나짱 Nah Trang 도착.  

몇 시간 버스에서 잤을까. 부산한 소리에 일어나니 나짱인 것 같았다. 도착했다고 알려주지도 않는 이곳 버스 시스템에 어느 정도 적응해서 직감적으로 도착하기 십 분 전부터 일어나게 된다. 생존본능일지도.

버스에서 하차하자마자 느껴지는 바다와 콘크리트 도시 냄새의 조합은 부산을 떠올리게 했다.

 

와! 이거 여기도 있구나

 

사실 이거 처음 봤다

숙소 예약을 절대 안 하고 돌아다녔다. 왜 안 했냐면. 배낭여행 특성상 계획대로 움직이기 힘들었기에 목적지 근처에 도착하지 않은 이상 예약금을 날려먹을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근처 벤치에 앉아서 묵을 숙소를 찾다, 옆에 앉은 동유럽 여행객과 이런저런 잡담을 나눴다. 그녀도 혼자 여행 왔다고 했다. 농담 좀 나누고 여행 이야기 나누다, 헤어지기 전에 한 장 남겼다.

 

 

버스에서 잠만 잤더니 배가 고팠다. 골목 식당에 가서 가장 맛있어 보이는 이미지를 골라 주문했다. 가격은 1,500원 정도

 

여기저기 호텔 리조트를 짓고 있었다.

배도 채웠겠다. 숙소에 가 짐을 풀고 카메라를 챙겨 바다 보러 나갔다. 

 

 

나짱 거리

 

악어 구이

 

 

바다에 도착했다. 아 좋아.

발가락 사이사이로 들어오는 까슬까슬한 모래.

부서지는 파도소리.

시끌벅적한 분위기.

울리지도 퍼지지도 않는 사람들의 웃음소리. 

 

이전의 여행이 모험이었다면 이곳 나짱에서는 휴양을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부작 사부작

 

 

 

해변을 따라 걷다가 작은 방갈로 바를 발견했다. 서양인들이 많이 앉아 있어 바가지 씌우는 가게가 아닌가 의심부터 했지만, 위치도 그렇고 분위기도 괜찮아 보여 카메라를 뒤로 돌려 매고 작은 의자에 앉아 맥주를 주문했다. 옆에 앉은 체코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사실 삼 년이나 지난 지금, 그와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정확하게 기억하지 않는다. 그냥 음악과 오토바이, 타지에서 여행객으로 살아가는 이야기. 대체적으로 낭만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 그가 흔쾌히 술을 샀다. 쌀로 만든 양주였다. 도수가 70을 넘는다고 겁을 줬다. 딱 한 잔만 하기로 하고 글라스에 담긴 양주를 탁 하고 털어 넣었다. 아- 목구멍이 불타는 기분. 약한 모습 보이기 싫어 데굴데굴 구루 지는 못하겠고. 그냥 괜찮다고 둘러댔다. 어림도 없지. 곧바로 채워지는 잔. 이 날 숙소까지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네발로 걷지는 않았던 것 같다. 붉게 달아오른 얼굴과 웅웅 거리며 들리는 기타 연주와 노래. 온몸이 뜨거웠다. 담배를 꺼내 물고 한숨을 크게 쉬었다. 한국을 생각했다.

 

 

방갈로 바의 사장님. 

 

안주 확실하다

 

라이브 공연

 

그 날의 분위기는 낭만적이었다

 

해변의 클럽

다음날 아침 - 다섯째 날

숙소 발코니에 흡연하라고 재떨이가 있었다. 말보로 레드를 태웠다. 오 신기해! 말보로 레드라니. 스무 살에게 너무 어른스러운 담배. 분명 베트남 첫째 날에는 에쎄를 태웠는데. 언제 말보로 레드를 피고. 언제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 술을 얻어마시고.

 

 

발코니 풍경. 한가로운 오전 간간이 들리는 오토바이 엔진 소리.

 

 

나와서 사부작사부작 주위 구경하러 나왔다. 오늘은 고대 유적지를 둘러보기로 결정했다. 택시를 탔나 오토바이 택시를 탔나. 기억이 잘 안나.

 

나짱 유적지 도착. 

뭐라더라 아무튼 꽤 오래된 고대 유적지라고. 수첩에 다 적었는데. 그때 들고 다니던 수첩을 한국 와서 세탁기에 돌려버렸다. 

단체 관광온 중국인이 엄청 많았다.

중국인들이 너무 시끄러웠다. 덥다고 상의를 훌렁 벗고 엉엉 우는 아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담배 태우던 중년 남성이 기억에 남는다.

 

목청이 아주 크시다.

 

벽돌로 만들었네. 꽤 정교한 유적.
유적지에서 내려다본 도시

 

나와서 고지대를 향해 쭉 올라 걸어갔다. 많이 더웠다. 30도를 넘겼던 것으로 기억한다.

 

 

part. 6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