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처음 알게 된 밴드 O.O.O
비가 오는 날에 (String Version)
우산 속에 파묻혀 물에 비친 나를 봐
비가 그칠 때쯤엔 저런 표정 없기를
항상 우산이 작았던 것 같은데
네가 떠나고 자리가 남아서
너의 빈자리는 아마 이것보다 더 크겠지
항상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이런 표정일까 이런 마음일까
만일 그렇다면 비에 젖는 게 나을 것 같아
항상 우리 둘을 가려주던 우산이
이젠 나만의 우산이 되고
곁에 있던 너는 지금 비가 되어 내려와
항상 이렇게 네가 오는 날이면
이런 표정일까 이런 마음일까
만일 그렇다면 비에 젖는 게 나을 것 같아
가슴 먹먹해지는 가사와 멜로디의 조합이 듣기 좋다.
이별 후 남은 쓸쓸함과 원망을 덤덤하게 노래했다.
감정적으로 쉽게 휩쓸리는 사람이라 이별이 무섭다.
슬픈 감정을 피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지.
얼마 전 학교 선배와 시시콜콜한 통화를 하다
선배가 이런 조언을 해줬다.
"너는 올해 연애만 안 하면 3년은 벌 수 있다"
"내가 방금 너 3년 벌어준 거야"
틀린 말 하나 없다.
특별한 사랑이 있긴 한가. 싶기도.
드물게 가슴 두근거리는 사람 있으면
괜히 딱딱하게 군다.
연애하면 이별하니까. 무섭게 힘드니까.
먼저 다가오는 사람과 만나면 이별해도 괜찮을까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기분이 더 나빴다.
연애는 재밌고 설레지만 대가는 과하게 가혹해.
연애하면서 이별의 아픔을 조금조금 분할 납부할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럼 서로가 얼마나 소중한지 서로 매 순간 잊지 않을 텐데.
모래
언제부턴가
날 품고 있던 파란 바다가
나를 뭍으로 밀어내기 시작해
어찌 된 일일까
언제부터일까
내가 이렇게 작아져 버린 게
눈에 띄게 가벼워진 난
파도에 휩쓸려
버려지는 걸까
나는 이대로 사라지는 걸까
난 너에게로 되돌아갈 수
갈 수는 없을까
커다랗던 나를
이렇게 작게 조각낸 건 넌데
왜 이젠 날 밀어내는 걸까
난 알 수가 없어
작아지는 게 아닌
그냥 조금 다듬는 것뿐이라며
영원히 나를 품겠다던 그 말
이젠 들을 수 없어
난 네게 멀어진다 이렇게 사라진다
난 네게 멀어진다 이렇게 사라진다
난 네게 멀어진다 이토록 믿어왔던 네게
나의 바다 같던 꿈과
모든 마음 이로써 내게 다신 없어
돌아갈 곳도 없이
이렇게 뜨거운 태양만 맞으며
사라져 가는 날
나의 꿈과 같던 바다
모든 기억 이로써 내게 다신 없어
돌아갈 곳도 없이
이렇게 차가운 밤이슬 맞으며
죽어만 가는데
내 앞의 저 파란 바다는
아무 일도 없었단 듯 나를 바라보고 있어
오 내게 이럴 수 없어
나의 예전 모습 너는 잘 알잖아
나를 되돌려줘
커다랗던 그때로
너의 품속 그때로
초등학생 때 십 년 넘게 방에 있던 이층 침대를 버릴 때
슬퍼 엉엉 울었다. 사다리와 난간 곳곳에 추억이 있고
침대에 누워 천장 바라보며 즐거운 상상을 펼치던
그런 기억들이 선명하게 있는데.
침대를 분해해서.
차가운 길거리에 버려놓는 게.
나와 침대에게 너무 가혹했다
사람도 아닌 물건에 눈물 뚝뚝 흘리며 정 주는 나라서
사람에게 정 잘못 주면 정말 죽을까 봐
항상 마음 구석에 끝을 대비하는 마음 보따리를 두기로 했다.
지난, 아침
밤새 퉁퉁 부은 눈꺼풀
사이 들어온 아침 햇살
마치 오지 않을 것 같던
내일이 오늘이 됐어
괜찮네
끔찍할 줄 알았는데
무서웠는데 두려웠는데
참기 힘들었는데
괜찮네
못 견딜 줄 알았는데
네가 없는 게 혼자 있는 게
너무 불안했는데
항상 잡고 다니던 너와
너의 맘을 보이던 너
나를 부르던, 그래 너까지
모든 넌 나를 떠났어
괜찮네
끔직할 줄 알았는데
무서웠는데 두려웠는데
참기 힘들었는데
괜찮네
못 견딜 줄 알았는데
네가 없는 게 혼자 있는 게
너무 불안했는데
괜찮네
괜찮네
괜찮네
아이러니하게도 빨리 결혼하고 싶다.
이별의 아픔도 감내할 만큼 좋은 사람과 만나
정말 열심히 살아 서른 전에 결혼하고 싶어
결혼을 우습게 생각하고 내린 결정은 아니야
결혼 안 해도 이별 안 할 수 있겠지
다만 사회·문화에서 규정한 최상위 형태의 사랑이고
그런 규범이 주는 의미는 서로를 더 애틋하게 만들기에
또 이별이 없을 거라 확신할 사람이라면
결혼을 안 할 이유가 없어. 부부가 되는 것.
밤기운에 취해 가볍게 약속하는 평생과 다르니까.
나의 결혼은 대단한 구원도 거대한 기적도 아닌
그냥 마음 닮은 사람끼리
소중한 마음으로 잔잔하게 하는 약속이면 좋겠다
곁에 누군가 있어서 하는 어린 생각은 아니기에
3년
좀 늦춰지면 어떨까
거짓말
알 수 없는 말을 네게 하고
아무 의미 없었단 듯
그렇게 나 돌아서면
남아있는
난 있잖아
운명이나 인연 같은 말
언제부턴가 잘 안 믿어
난 그래
한 순간에
옅게 흩날리는 진심
살짝 감춰두는 본심
안 그래?
난 있잖아
솔직하고 싶어
난 있잖아
순수함을 믿었던 순간
그건 또 언제였나 싶어
난 그래
그 순간엔
굳게 믿어왔던 진심
깜빡 잊고 있던 본심
안 그래?
난 있잖아
솔직하고 싶어
나에게(너에게)
알 수 없는 말을 네게 하고
아무 의미 없었단 듯
그렇게 나 돌아서면
남아있는 넌 어떡해
의미 없는 말을 하고
알 수 없는 마음으로
그렇게 나 떠나가면
남아있는 넌
알 수 없는 말을 네게 하고
아무 의미 없었단 듯
그렇게 나 돌아서면
남아있는 넌 어떡해
의미 없는 말을 하고
알 수 없는 마음으로
그렇게 나 떠나가면
남아있는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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